디아볼로는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지
죠죠의 기묘한 모험 황금의 바람 5부 스포 있음.
디아볼로의 행동을 내가 생각하는 관점에서 구구절절 캐해해보는 글.
아정말 너무 꼴값같다. 하지만 1+1=2도 졸라 장황하게 씹뜨억 필버해야겟다. 어쩔수없어난이렇게태어났어

디아볼로는 왜 그렇게까지 트리시를 제거하는 것에, 모습을 가리는 것에 집착할까? 이 모든 건 디아볼로가 완벽주의적이고, 강박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트리시에 대한 집착을 이야기해보겠음. 디아볼로는 자신의 정체와 과거를 숨기기 위해 트리시를 제거하고 싶어 한다. 트리시는 자신에게 아무 해도 끼치지 않았음에도.
트리시는 마피아와 관련 없는 일반인인데다 디아볼로에게 증오심을 품고 있지도 않았음. 트리시가 자신의 약점이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은 알겠지만, 그래도... 굳이 죽일 필요 있나? 왜 그렇게까지 하는 거지?에 대한 의문은 디아볼로의 성향으로 답이 됨.
디아볼로는 이미 도나텔라와의 연은 끊어진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다 끝난 일이라고 생각해 아마 잊고 살았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
왜냐면... 디아볼로가 도나텔라를 자주 생각하며 살았다면 도나텔라의 사인은 병사가 아니라 암살이었을 테고, 트리시도 5부 시작하기 전에 이미 죽었을 것임. 만약 도나텔라에 대해 궁금해진 날이 있었다면 사람을 시키든 디아볼로 본인이 몰래 보고 오든 조사를 했을 텐데, 그랬다면 트리시의 존재도 더욱 일찍 알게 됐을 거고, 디아볼로가 청산되지 않은 과거를 그냥 멀뚱히 놔뒀을 것 같지 않음.
어쨌든 이미 끝난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 끝이 아니었고, 그것이 이제 와서 갑작스럽게 변수가 됨. 디아볼로의 입장에서는 정말 똥줄 타는 일이 아닐 수가 없다.
자기 계획에서 뭔가가 좀 어긋나거나 실수해도 그냥 괜찮지 뭐~ 하고 넘길 수 있는 성격을 가진 사람이 있는 반면에 계획이 좀 틀어지거나 큰 실수가 아닌데도 '실수를 저질렀다는 사실' 자체에 불안함을 느끼는 사람도 있는데, 난 디아볼로가 후자라고 봄.
다시 말해 디아볼로는 실수나 실패를 두려워하는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디아볼로는 동인에서 겁쟁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생각도 많고, 신중함. 실수하면 곧 제왕 자리를 지키지 못하게 될 테니까. 실제로 디아볼로 주변에는 호시탐탐 자기 자리를 노리는 부하들밖에 없었다...

디아볼로가 트리시를 죽이지 않고서야 못 배기는 건 자신의 실수를 마주하고 싶지 않고, 반복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본다.
트리시의 이름을 바꾸고 성형해서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 놓는다고 쳐도 디아볼로 입장에서 트리시는 자신이 저지른 실수이고, 그건 변하지 않음. 제거하지 않으면 실수를 바로잡았다는 기분이 들지 않는 것. 트리시가 살아있다면 디아볼로는 어디서든 트리시의 존재를 영혼으로 느낄 수 있고, 이는 자신의 실수를 매번 상기시켜 주는 꼴이라 달갑지 않을 것임.
또한, 자신의 위치 발각이 문제라면 트리시를 자신만 아는 곳에 감금한다는 선택지도 있었지만, 디아볼로는 그 방법은 고려하지 않았음. 트리시를 완벽하게 통제할 수 없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고... 반드시 죽여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 건 자신의 실수를 바로잡기 위해서 가장 확실하고 쉬운 방법을 택한 것이다.
디아볼로는 실수나 자기가 모르는 변수의 등장을 싫어하고, 이를 차단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는데 그런 성향을 정말 잘 보여주는 게 바로 이 장면.

트리시 제거가 목적이라면, 암살팀을 시켜서 처리해도 되는 것을 굳이 불필요하게 호위까지 시켜 디아볼로 본인이 직접 처리하려고 했음.
디아볼로는 이미 트리시의 존재로 실수를 맛보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그 어떠한 변수 없이 확실하게 처리하고자 이런 복잡하고 어려운 방법을 채택한 것이다.
마지막까지 트리시의 손목을 잘라서 부차라티에게 너희가 아는 딸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너희가 찾는 나의 약점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함. 정말 철저하다.
그리고 실수를 두려워하면 따라오기 쉬운 특징이 있는데 그건 바로 강박적인 성격임. 익숙한 루트를 벗어나면 실수를 저지를까 봐 불안해지는데 정해진 규칙을 따르고 익숙한 상태를 유지하면 그것보다 실패율이 낮고 편안한 게 없다.
디아볼로는 트리시를 제거해서 자신의 과거와 정체인 약점이 없는 '예전'과 같은 상태로 돌아가려고 한 것임. 그래서 신분 세탁이나 감금이 아닌 살해를 택한 거라고 볼 수도 있다.
트리시의 존재 자체가 일단 디아볼로에겐 변화니까. 강박적인 사람은 변화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간에 그걸 딱히 좋아하지 않는다. 어쨌든 내가 모르는 새로운 변수가 생기기 때문에.
트리시를 살려두면 신분은 어떻게 할 것인지, 딸과의 관계는 이어 나갈 것인지 아니면 끊을 것인지 등등... 앞으로 신경 써야 하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 죽이면 죽이고 나서 그걸로 끝이니까. 가장 쉽고 간단함.
강박적인 면이 있는 사람은 변화보다는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더욱 편안하게 생각한다. 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기행을 벌임vs변화를 받아들임. 중에서 하나 고르자면 전자가 더 마음이 편하다. 그래서 남들이 보기엔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지? 라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무리한 행동들까지 하는 것.

특히 자기 모습을 드러내려고 하지 않는 점에서 강박적인 성격이 잘 드러난다. 혼자 있으니까 굳이 정체를 숨길 필요 없는데도 담요를 뒤집어쓰고 몸을 작게 웅크려서 모습을 감추고 있음. 처음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던 행동이었겠지만, 이젠 그냥 행위 자체가 목적이 된 느낌.

이것 말고도 설정화에서 지문을 남기지 않으려고 흰 장갑을 끼고 있는 모습이나 머리카락을 흘리지 않기 위해 튀어나온 잔머리 하나 없이 머리를 질끈 묶고 있는 모습에서 단서를 남기지 않으려고 하는 집착을 볼 수 있다.
별개로 자신의 제왕 자리에 있어도 크게 즐거워 보이지 않는데 그 자리를 고수하는 것도 강박적인 성향이 한몫했을 거라고 생각함.
너무 당연한 이야기를 늘어놓은 것 같아서 글을 어떻게 끝내야 할지 모르겠다...
딸을 두려워하는 아버지라니... 게다가 본인이 낳아놓고 트리시 탓이나 하고. 트리시는 어이없었겠지. 하지만 디아볼로는 추해서 좋다. 디아볼로도 만약 ㅇㅅ 후에 도착했다면 그땐 마음 예쁘게 먹고 딸한테 잘해주길.

챤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