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죠의 기묘한 모험 황금의 바람 5부 스포 있음. 황금의 바람 5부의 장면과 설정을 영화 《대부》와 《토탈 리콜》과 비교하는 글. 자연스럽게 《대부》와 《토탈 리콜》도 이야기하는 글이라 영화 스포를 원하지 않는다면 열람 조심...

5부 황금의 바람은 이탈리아를 무대로 갱스터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중 영화에서 영감을 받은 듯한 작중 영화 《대부》와 《토탈 리콜》에서 영향을 받은 장면과 설정들에 대해 주절거려보려고 함.
평소 영화를 자주 보는 편도 아니라서 알아본 장면은 많지 않지만, 그래도 말하고 싶은 게 오타쿠 욕구니까...
전체적으로 5부에 영향을 준 것은 아래 두 작품으로 보인다.

우선 《대부》부터. 《대부》 는 오마주한 장면이 정말 많아서 많이들 알고 있음.
《대부》 는 이탈리안 마피아의 세대교체를 중심으로 다루는 범죄 영화로, 이탈리아가 배경인 데다 마피아(갱스터)까지 황금의 바람은 5부와 정말 연관이 많다. 오마주 장면부터 말해보자면, 디아볼로는 첫 등장부터 '황금의 바람'의 비토 콜레오네라는 것을 팍팍 티 내면서 등장한다. 디아볼로가 첫 등장 때 입은 옷은 《대부》의 비토 콜레오네가 입은 옷과 정말 유사함. 줄무늬가 들어간 스트라이프 수트와 비슷하게 동그란 무늬가 들어간 넥타이.

이후 늙은 보스(디아볼로)가 젊은 새 보스(죠르노 죠바나)로 교체된다는 점까지... 정말 똑같다.
황금의 바람의 세대교체 장면은 《대부》와 구성이 정말 비슷한데, 《대부》에서는 마이클 콜레오네가 조직의 새 보스로 인정받으며 부하들에게 입맞춤을 받으며 부하가 문을 닫는 것으로 영화가 끝나고

황금의 바람은 미스타가 창문을 열고, 이어서 부하에게 입맞춤을 받는 죠르노를 비추는 것으로 끝난다.

그리고 또 다른 오마주 장면. 대부 첫 장면에서는 장의사 보나세라가 비토 콜레오네(현 콜레오네 세력의 보스)에게 자신의 딸을 강간하고 폭행한 남자 친구에게 '정의'를 실현해달라며 찾아온다. 비토 콜레오네는 딸이 살아있으니 남자 친구를 죽여달라는 제안은 '정의'가 아니라며 그의 제안을 거절하다가 남자 친구를 똑같이 만들어 주는 것은 수락하며 보나세라를 자신의 편으로 포섭한다.

이 장면은 5부 외전에서 확인할 수 있음. 자기 딸이 자살했을 리 없다며 용의자인 남자 친구를 심판해달라며 찾아온 꽃집 사장과 부차라티의 대화는 영화 《대부》에서 비토 콜레오네와 보나세라가 나눈 대화와 유사한 점이 정말 많다. 자신들이 살인 청부업자라도 되는 줄 아느냐며 경찰을 찾아가라고 거절하지만, 이후 꽃집 사장의 제안을 수락하고 용의자인 남자 친구를 조사한다.

그리고 젤라토와 소르베의 최후도 《대부》와 유사한데, 이건 영화에서는 안 나오고 소설에서만 나온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중 한 명이 도끼로 난도질당해 살해당했고, 나머지 하나는 그 모습을 보고 겁에 질려 입을 막은 수건을 삼키고 질식사했음.

또한, 5부 등장인물들도 《대부》에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이 보인다. 영향을 받은 캐릭터들은 브루노 부차라티와 나란차 길가.
브루노 부차라티는 《대부》의 '마이클 콜레오네'에게 영향을 받은 캐릭터다.

마이클 콜레오네는 콜레오네가의 삼남으로, 작품 초반부에는 아버지와 같은 마피아가 되기 싫어 가업과는 관계없는 일반인 군인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마이클이 마피아의 세계로 뛰어드는 계기가 되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그건 바로 콜레오네의 보스이자 아버지인 비토 콜레오네의 암살 시도.
마이클은 소식을 듣고 곧장 다친 아버지를 찾아 병원에 방문하고, 비토 콜레오네에게 "제가 지켜드릴게요. 제가 곁에 있어요."라는 말을 하며 병원 문 앞에서 아버지를 보호한다. 실제로 비토 콜레오네를 완벽하게 살해하기 위해 상대 조직원들이 병원에 찾아오나, 마이클이 병원을 지키고 있는 모습을 보고 돌아간다. 이후 마이클은 조직 간 거래를 가장한 암살 자리에서 상대편 마피아 조직원과 부패한 경찰서장을 총으로 살해하여 복수에 성공하고 본격적으로 마피아가 된다.

부차라티는 본디 평범한 어부의 아들로, 갱스터와는 관계없는 일반인이었으나 아버지를 보호하기 위해 갱스터가 되는 캐릭터다.

아버지의 목숨을 위해 갱스터가 되었다는 점이 마이클과 유사함. 게다가 부차라티의 아버지는 마약 밀매 장면을 목격하여 온몸에 총을 7발이나 맞았으나 운 좋게도 생존하는데, 이는 《대부》에서 암살 시도로 총을 5발이나 맞았음에도 생존한 비토 콜레오네와 비슷하다.

차이점이 있다면, 부차라티는 갱스터 일을 하는데 회의감을 가지고 있었고, 상냥한 마음을 끝까지 유지했으나 마이클은 아니었다. 마이클은 마피아 보스가 된 후 점점 냉혹하고 철저한 성격으로 변해갔으며 첫째 형을 죽이는 데에 일조한 매제를 여동생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살해하였고, 이후 매제를 포함한 다른 가문 수장들의 살인 사건 보도가 나자, 당신이 죽인 거냐는 아내의 물음에도 끝내 거짓으로 대답했다.
마이클의 가족을 사랑하는 상냥한 마음은 부차라티가, 젊은 나이임에도 냉철한 판단력을 지닌 비상한 머리와 목표를 위해서라면 거침없고 망설임이 없는 부분은 죠르노가 가져간 게 아닐까 싶다.
《대부》에서 영향을 받은 또 다른 캐릭터 나란차 길가. 나란차는 《대부》의 '톰 헤이건'에서 영향을 받은 캐릭터다.

톰 헤이건은 어린 시절 갈 곳 없는 길거리 출신에 어머니가 앓았던 것과 같은 눈병에 걸려 실명 위기에 처해 있었던 소년이었는데, 소니 콜레오네가 그를 거둬주어 콜레오네 패밀리에 들어오게 되었다. 이때 톰에게 스파게티를 먹여주는 장면이 있는데, 그것까지 나란차와 정말 똑같다.
나란차 또한 가출하여 길거리를 헤맨 전적이 있으며 어머니가 눈병으로 사망하고, 본인도 그 병을 앓았다. 이후 판나코타 푸고가 발견한 뒤 부차라티에게 데려가 나란차에게 스파게티를 먹이고, 눈병을 치료받게 해준다. 이것을 계기로 나란차는 파시오네에 입단한다.

그리고 톰 헤이건은 공부에 소질이 있어 법학과를 나와 파시오네 패밀리의 변호사로 일하는데, 작중 푸고가 나란차에게 공부를 알려주고, 최종전에서 나란차는 학교로 돌아가고 싶다는 대사를 하는 등 호위팀에 학교를 다녀야 하는 미성년자의 비중이 높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나란차에게만 학교에 관한 언급이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건 바로 이 이유가 아닐까 싶다.

덤으로 톰 헤이건을 거둔 소니 콜레오네는 과감하고 용감하나 그 영향으로 감정적이라 쉽게 흥분한다. 푸고의 쉽게 끓어오르는 불같은 성격은 소니 콜레오네에게서 영향을 받은 게 아닐까.

그리고 조금 딴 소리지만, 《대부》에서 만든 유명한 클리셰로는 '오렌지'가 있는데, 그건 바로 오렌지는 곧 죽음을 상징한다는 것이다. 오렌지를 먹거나 혹은 가지고 있거나, 오렌지와 관련된 것을 소지하고 있는 캐릭터는 사망한다는 복선. 나란차 이름의 유래는 오렌지다. 처음부터 나란차의 죽음은 예정되어 있었던 걸지도...

다음으로 이야기해 볼 영화는 《토탈 리콜》.
《토탈 리콜》에 등장하는 조지는 디아볼로의 스탠드인 '킹 크림슨'의 모티브가 된 영화라는데, 킹 크림슨뿐만 아니라 여기저기에서 따온 것이 많아 보이는 영화다. 《대부》는 내용을 전부 말하지 않고 설명하는 게 가능했는데 《토탈 리콜》은 영화 내용을 설명하지 않고 말하기란 어려워서, 혹시라도 《토탈 리콜》의 스포를 원하지 않는다면 아래부터는 읽지 않는 것을 추천함...
《토탈 리콜》은 SF영화로, 서기 2084년의 미래를 그리며, 화성은 지구의 식민지다. 화성의 관리 책임을 맡고 있는 코하겐은 대기 제조 장치의 존재를 알고 있음에도 자신의 독재를 유지하기 위해 장치의 존재를 숨기고 공기를 비싼 값에 주고 팔며 화성인들을 착취한다는 것이 배경이다.
《토탈 리콜》에는 '더글러스 퀘이드'라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더글러스는 광산 노동자로 일하는데, 화성에 대한 꿈을 계속해서 꾸는 것에 이어 아예 화성에 가고 싶어한다.

하지만 화성에 가는 것은 아내의 반대로 실패하고, 더글러스는 차선책으로 기억을 주입해서 여행 간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리콜'이라는 회사에 방문하여 '임무를 수행하는 비밀 요원'이라는 컨셉의 기억을 주입받기로 한다.
그런데 더글러스는 기억을 주입 받기도 전에 준비 과정에서부터 '내 이름은 더글러스가 아니'라며 정신 착란을 일으키고, 직원들은 이미 내재 되어 있었으나 본인이 기억하지 못하는 심층 기억에 현재 주입하고자 하는 기억이 이미 있어, 기억이 중복된 탓에 뇌에 과부하가 걸려 발작을 일으키는 것으로 판단하고 기억 주입을 중단한다. 그리고 더글러스가 정말 화성의 비밀 요원이라면 정부와 관련된 것이므로, 일이 복잡해질 것을 염려하여 더글러스가 '리콜'에 방문했다는 기억을 삭제하고 돌려보낸다.
일은 이렇게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더글러스는 집으로 돌아가는 도중 습격을 받게 된다. 그는 추격을 피하는 과정에서 자신은 광산 노동자가 아닌 화성 정보국의 요원이었으나 불합리한 명령에 불복종하여 반란을 꾀했고, 실패하여 정보국에 의해 기억을 조작당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한 아내를 포함한 주변인들은 자신을 감시하기 위한 요원이었다.
더글러스는 추격을 피해 달아나던 중 동료의 연락으로 한 가방을 얻게 되고, 그 가방에서 또 다른 자신, 기억이 조작되기 이전의 자신인 '하우저'가 남긴 메시지를 확인하고, 그의 말대로 화성으로 가 반란군과 다시 접촉하여 반란을 다시 이어 나가고자 한다.

하우저는 성공적으로 반란군 수장 쿠아토와 접촉하는 데 성공하고, 대기 제조 장치의 존재를 알게 된다. 그런데 그 순간 정보국이 들이닥쳐 쿠아토를 사살하고 하우저는 연행된다. 붙잡힌 하우저는 그제야 정보국 수장에게 모든 전말을 듣게 되는데, 알고 보니 이 모든 것은 정보국이 꾸민 음모로, 하우저는 정말 화성의 자유를 바라는 반란군이 아니라, 정보국에 충성하는 요원이었고, 아무도 모르는 반란군의 수장인 쿠아토의 정체에 접근하기 위해 완벽한 반란군을 연기하기 위한 장치로 반란군의 기억을 심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진심으로 화성의 자유를 원하게 된 하우저는 충실한 요원이었던 하우저로 돌아오길 거부하고, 결국 코하겐 일당을 무찌른 뒤 대기 제조 장치를 가동해 화성에 대기를 선물해 주며 끝나는 것이 영화의 내용이다.
《토탈 리콜》에서 '킹 크림슨'의 모티브가 된 것은 반란군의 일원인 '조지'인데, 조지의 복부에는 화성의 방사선 때문에 돌연변이가 돋아나 있다. 그 돌연변이의 이름은 쿠아토로, 반란군의 수장이며 조지의 복부에 어린아이의 모습인 쿠아토가 붙어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난 '킹 크림슨'보다는 디아볼로를 더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중 조지와 쿠아토는 별개의 이름을 가지고 있으며, 조지는 쿠아토와 자신을 동일 인물이 아닌 타인으로 인식하고, 쿠아토가 깨어나면 조지는 의식을 잃고, 몸의 주도권은 쿠아토에게 간다. 그리고 쿠아토는 조지의 상체에 있으므로 쿠아토가 모습을 드러내려면 조지가 필연적으로 옷을 벗어야만 한다. 마지막으로, 쿠아토는 조지의 몸에 있어서 그 누구도 반란군 수장인 쿠아토의 행방도, 모습도 알 수 없었다.
너무... 노골적으로 누군가 생각나지 않나?

조지와 쿠아토의 관계는 몰라보면 미안할 정도로 도피오와 디아볼로를 닮았다.
별개로 주인공인 더글러스/하우저는 초반에는 분홍색 셔츠에 초록색 외투 혹은 분홍색 셔츠만 입다가 후반부로 갈수록 복장에 분홍색은 사라지고 초록색만 남는데, 이건 아마 애니판 죠르노 의상과 관련 있는 것 같이 보임. 죠르노도 작중 분홍색 의상을 입고 있었지만, 보스가 된 뒤에는 분홍색이 사라지고 초록색 포인트 컬러가 들어간 옷을 입는다. 사실 《토탈 리콜》과 옷에 대해선 하고 싶은 말이 더 있는데 생각 정리가 안 되는 바람에 포기함...

그리고 더글러스-하우저의 관계는 도피오-디아볼로와 비슷한 점을 공유하기도 한다. 작중 또 다른 자신에게 지시를 내리고, 또 다른 나의 말대로 행동하는 더글러스는 디아볼로와 도피오를 닮았음.

게다가 더글러스/하우저는 화성에 도착하자마자 점쟁이를 만나는데, 점쟁이가 보자마자 더글러스/하우저의 별자리를 알아맞히는 장면도 도피오의 첫 등장을 연상케 한다.

어떻게 보면 또 다른 자신에게 이용당하고만 있었던 더글러스와 더글러스에게 가방의 메시지를 통해 지시하고, 임무가 끝나자, 더글러스에게 '내' 몸을 돌려달라고 했던 하우저는 도피오와 디아볼로 같기도 하다.

그 밖에도《토탈 리콜》은 5부와 공통점이 꽤 많다. 호위팀의 트리시 보호 임무를 받고 이후 부차라티의 배신까지의 흐름과 전체적인《토탈 리콜》의 흐름이 꽤 유사함.
호위팀은 트리시의 호위가 임무인 줄 알고 있었으나, 실은 디아볼로가 트리시를 살해하기 위해 데려오는 것이 임무였으며, 이를 알게 되자 부차라티는 파시오네를 배신한다.
더글러스는 자신이 화성의 자유를 찾아주는 반란군인 줄 알았으나, 실은 쿠아토와 접촉하기 위해 심어진 요원이었고, 이를 알고 나서 정보국을 배신한다.
둘 다 자신이 맡은 일이 일반인을 보호하는/옳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사실 아니었고, 그 사실을 깨닫자, 상부를 배반하고 자신의 옳은 길을 개척해 나가는 것이 닮았다.
과거를 잊고 미래로 나아간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황금의 바람과 《토탈 리콜》은 일치한다.

게다가 호위팀이 해치운 디아볼로도 마약으로 이탈리아를 부패하게 만들고 제왕 자리를 지키려 했었던 악역이었는데, 《토탈 리콜》의 코하겐 또한 대기로 주민들을 착취하고, 자신의 독재를 이어 나가려는 악역이었다.

5부의 주제는 진보이지요. 그래서 이탈리안 마피아의 세대교체가 주 내용인 《대부》와 과거를 잊고 미래로 나아가는 것이 주제인 《토탈 리콜》이 모티브가 된 것같음. 5부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일맥상통한다.
항상 마지막에 무슨 말을 하면 좋을지 고민됨... 아라키 음악 취향 말고 영화 취향도 궁금하다. 《대부2》와 《대부3》은 아직 안 봤는데 거기에도 공통점이 있을지 모르겠다. 있다면 쓰고 없으면 관두고...
오랜만에 영화 분석해서 걍 똥글만 씀. 하지만 재미있었다.
넷플릭스에서 《대부》는 내려갔지만, 《토탈 리콜》은 아직 있어요. 둘 다 재미있으니 기회가 된다면 한번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챤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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